계절은 얼마나 정확한 것인지,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서 갑자기 이사를 했다. 지금 사는 곳을 완전히 정착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몇개월만 잠시 지내다가 다시 이사를 가야하는데, 여러가지 문제가 생겨서 벌써 수개월째 이렇게 머무르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원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저렇게 하다보니 이렇게 되어버린 것이다.
임시로 머무른 곳에 오게 된것은 지난 겨울이었다. 봄이 되면 떠날 것이라고 생각해서 지금 있는 곳을 정을 주지 않으려고 했는데, 벌써 여름이 다 되어가는 동안 지내다 보니, 사람은 또 적응의 동물이라, 이래저래 적응을 하다보니 여기가 참 편하고 좋은 것 같다. 이번에 느끼게 된 것은 바로, 오랫동안 머무르다 보면 어디든 적응이 되고 좋아지는 것 같다.
예기치 않게 세상을 사는 것이 그 또한 즐거움이다. 예기치 않게 세상을 사는 것이 그 또한 어려움이다. 삶은 어차피 고뇌이자 예상하지 못하는 폭우와도 같고, 예상하지 못하는 땡볕인 것이다.
폭우도 땡볕도 우리는 전혀 알수가 없다. 아마도 곧 날씨가 개일것이다 생각했지만, 갑자기 비가 올수도 있고, 비가 오겠거니 했지만, 갑자기 햇볕이 날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에 정확한 것은 오로지 계절이며, 세월이며, 시간인 것이다.
